[창업 준비] 상권 분석하는 방법, 유동인구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창업 준비] 상권 분석하는 방법, 유동인구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첫 가게를 준비할 때 저는 제대로 된 상권 분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가게를 구하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예산이었습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매장을 찾아야 했고, 마침 지인을 통해 조건에 맞는 공간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화려한 가게뿐 아니라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숨은 맛집이나 스피크이지 같은 공간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생각했습니다.

‘조용한 곳에 숨어 있는 가게도 멋있지 않을까?’

좋은 공간을 만들어놓으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동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평일과 주말에는 누가 다니는지, 주변 사람들은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같은 것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상권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가게를 열고 장사가 잘되지 않는 날들이 생기고 나서였습니다.

숨은 맛집과 사람이 없는 가게는 다릅니다

당시에는 ‘숨겨져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입지가 좋지 않아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가게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둘을 구분해서 생각합니다.

찾아가고 싶은 숨은 가게와 단순히 사람의 발길이 적은 가게는 다릅니다.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가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음식 때문일 수도 있고, 공간 때문일 수도 있고, 유명한 바텐더나 셰프 때문일 수도 있고,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그 가게의 존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입지가 좋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과 입지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컨셉은 입지의 약점을 매력으로 바꿀 수는 있어도, 입지 자체의 문제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것을 가게를 연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평일에는 있던 사람들이 주말이 되자 사라졌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먼저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은 평일과 주말의 차이였습니다.

평일에는 분명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저녁이 되면 주변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퇴근하면서 지인이나 연인을 만나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람이 정말 없었습니다.

어제까지 주변에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가게에도 손님이 있었는데 주말이 되면 동네 자체가 조용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가게는 꽤 이색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그런 공간에 사람이 없으면 오히려 그 이색적인 분위기가 더 강해집니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 낯선 곳에 혼자 떨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평일에 우리 가게를 찾아오던 사람 상당수가 주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요.

회사에서 일을 마친 뒤 바로 집으로 가기 전에 사람을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면서 우리 가게를 이용했던 것입니다.

회사가 쉬는 주말이 되자 그 수요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유동인구보다 중요한 것은 ‘왜 이 사람이 여기 있는가’입니다

상권을 볼 때 흔히 유동인구를 이야기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사람이 많이 지나간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라면 지금 이렇게 질문할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왜 지금 이 거리를 걷고 있을까?’

출근하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인지, 퇴근하고 식사할 곳을 찾는 사람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인지, 데이트를 하러 온 사람인지, 산책을 나온 사람인지에 따라 같은 한 명의 유동인구라도 가게에 가지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간도 중요합니다.

점심에는 사람이 많은데 저녁에는 사라지는 곳이 있고, 평일에는 붐비지만 주말에는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반대로 평일에는 한산하지만 주말이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동네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권을 볼 때는 단순히

‘사람이 많은가?’

에서 멈추지 않고,

‘어떤 사람이, 언제, 왜 이곳에 있는가?’

까지 봐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주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평소 주말에는 조용했던 동네였는데 어느 봄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가게 근처에 계절마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산책 명소가 있었는데, 저는 그곳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평소 주말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고 가게에도 손님이 몰렸습니다.

결국 준비했던 재료가 모두 소진되어 평소보다 일찍 영업을 마쳐야 했습니다.

그날은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데이터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 동네는 특정 계절의 주말에 전혀 다른 상권이 되는구나.’

그다음부터는 준비가 달라졌습니다.

해당 시즌이 다가오면 평소보다 재료를 훨씬 넉넉하게 준비하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인력도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한 번 겪었던 일을 다음 해에는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같은 장소도 매일 같은 상권은 아닙니다

이 경험 이후 저는 상권이라는 것을 고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소는 하나지만 실제 장사를 해보면 여러 개의 상권이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평일 점심의 상권과 평일 저녁의 상권이 다릅니다.

평일과 주말이 다르고, 여름과 겨울이 다릅니다.

특정 축제나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학교 일정, 휴가철, 관광 시즌 같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화요일 오후에 매물 앞에 서서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서 그게 그 가게의 전체 상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실제로 장사할 시간에 누가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저녁 장사가 중요한 가게라면 저녁을 봐야 하고, 주말 매출이 중요한 가게라면 반드시 주말에도 가봐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평일과 주말, 낮과 밤을 나누어 같은 거리를 다시 걸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쟁 가게가 많다는 것이 무조건 단점일까요?

지금 다시 가게 자리를 찾는다면 저는 과거와 조금 다른 곳을 볼 것 같습니다.

경쟁 매장이 어느 정도 있는 지역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 같습니다.

물론 비슷한 가게가 많으면 경쟁은 생깁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 지역에 사람들이 찾아올 이유가 이미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저부터도 어떤 가게 하나만을 방문하기 위해 낯선 지역까지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약속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그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생각합니다.

식사를 하고 산책할 수도 있고, 카페에 갈 수도 있고, 술을 한잔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두세 가지 정도의 코스를 만들어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게의 입지를 볼 때 질문도 달라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우리 가게 말고도 이 동네에 올 이유가 있는가?’

저는 지금 이 질문을 꽤 중요하게 볼 것 같습니다.

옆 가게는 경쟁자이면서 방문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할 때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많으면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 매장이 없는 것이 반드시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왜 아무도 이곳에 가게를 열지 않았는지를 반대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에 음식점, 카페, 바, 상점, 산책할 곳이나 볼거리 등이 모여 있다면 사람들이 그 지역에서 시간을 보낼 이유가 생깁니다.

어떤 사람이 근처의 다른 가게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내 가게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내 가게에 왔는데 자리가 없다면 근처의 다른 선택지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그 손님을 놓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동네에 가면 할 것이 많다’는 인식 자체가 사람을 다시 그 지역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변 가게를 모두 경쟁자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오는 하나의 생태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매물을 보러 갔다면 가게 안에서만 보지 마세요

지금 다시 매물을 본다면 저는 내부를 확인하고 바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게 밖으로 나와 주변을 직접 걸어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해볼 것 같습니다.

  • 평일 낮, 평일 저녁, 주말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
  • 지금 지나가는 사람들은 왜 이곳에 있는가?
  • 주변 회사와 주거시설의 비중은 어떤가?
  • 사람들이 머물 만한 카페, 음식점, 술집이 있는가?
  • 산책하거나 구경할 만한 장소가 있는가?
  • 특정 계절이나 행사 때 사람이 몰릴 이유가 있는가?
  • 내가 원하는 고객이 실제로 이 주변에 있는가?
  •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이 다음으로 갈 곳이 있는가?
  • 반대로 주변을 방문한 사람이 자연스럽게 우리 가게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주 단순한 질문을 하나 해볼 것 같습니다.

‘내가 손님이라면 친구나 연인과 굳이 이 동네까지 올까?’

온다면 왜 오는지까지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상권보다 ‘내 가게와 맞는 상권’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권 분석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많은 곳이 가장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가게에 같은 입지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출근길에 커피를 빠르게 판매하는 가게와 저녁에 두 시간 동안 음식과 술을 즐기는 가게가 원하는 유동인구는 다릅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원하는 가게와 데이트 고객을 원하는 가게도 입지를 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상권 분석은 결국 앞에서 했던 고민들과 연결됩니다.

어떤 가게를 만들 것인가.

누가 그 가게에 올 것인가.

그 사람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그리고 이제 묻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실제로 어디에 있는가?

이 순서로 생각하면 상권 분석은 단순히 숫자를 조사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상상했던 가게를 실제 도시 위에 올려놓는 과정이 됩니다.

오픈 전 상권 분석은 예측이고, 오픈 후에는 데이터가 됩니다

저는 이 과정을 반대로 했습니다.

먼저 가게를 열었고, 손님이 없는 날이 생긴 뒤에야 주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몸으로 배운 것도 많았지만 지금 다시 한다면 당연히 순서를 바꿀 겁니다.

계약하기 전에 최대한 관찰하고 가설을 세울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조사해도 실제 영업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때부터는 매일의 영업이 데이터가 됩니다.

평일에는 누가 오는지, 주말에는 왜 사람이 줄어드는지, 비 오는 날에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어느 계절에 사람들이 몰리는지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다음 운영에 반영합니다.

재료량을 바꾸고, 직원 수를 조절하고, 영업시간을 바꾸고, 프로모션 시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상권 분석을 한 번 하고 끝나는 조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픈 전에는 예측하고, 오픈 후에는 관찰하고, 다음 영업에 반영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첫 가게를 준비하던 저는 공간 안을 정말 열심히 바라봤습니다.

인테리어를 그리고, 음악을 고르고,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한다면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동네를 걸어볼 겁니다.

내 가게가 아무리 멋져도 결국 손님은 어딘가에서 이곳까지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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