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창업] 매출은 많은데 왜 돈이 안 남을까? 매출과 순이익의 차이

처음 가게를 운영할 때 하루에 100만 원을 팔면 정말 장사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엄청나게 바쁜 날이었습니다.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 음식을 만들고, 술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손님을 응대하다 보면 영업이 끝났을 때는 온몸이 아팠습니다.

그런 날 POS에 찍힌 매출을 보면 뿌듯했습니다.

1,000,000원.

그런데 가게를 운영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하루에 100만 원을 파는 것과 내가 100만 원을 버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합니다.

그런데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저에게는 생각보다 이 둘을 분리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매출이 내가 번 돈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원래 돈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했습니다.

돈이 있으면 쓰는 편이었고, 체계적으로 지출을 기록하거나 예산을 세워본 경험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처음으로 가게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손님도 많지 않았습니다.

하루 매출이 10만 원 정도였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하루에 30만 원을 팔았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날 영업이 끝나고 고깃집에 갔습니다.

장사가 잘됐으니까 맛있는 걸 먹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만날 수 있다면 등짝을 한 대 때려주고 싶습니다.

그 30만 원은 제 통장에 들어온 개인 소득 30만 원과 같은 돈이 아니었으니까요.

식재료도 다시 사야 하고, 술과 음료도 채워야 합니다.

월세도 내야 하고 전기와 가스도 사용했습니다.

각종 고정비와 앞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걸 갈비에 태웠습니다.

매출은 저에게 돈 이상의 숫자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매출에 쉽게 들떴던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출은 제 가치를 인정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만든 음식과 술을 주문했습니다.

10만 원이던 하루 매출이 30만 원이 되고, 어느 날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매출이 나왔습니다.

그 숫자가 올라가는 것이 마치

‘사람들이 내 가게를 좋아한다.’

‘내가 잘하고 있다.’

라는 점수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올라가면 제 소비도 같이 올라갔습니다.

바쁘게 일했으니 이 정도는 써도 될 것 같았고, 쉬는 날이면 기분 좋게 돈을 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돈이 쌓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매출은 꽤 나오는데 잔고는 왜 이렇지?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장사가 점점 잘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돈도 쌓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통장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 매출은 꽤 되는데 잔고가 왜 이렇지?

심지어 어떤 때는 부족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상권을 알아봤던 과정과 비슷했다는 것입니다.

처음 가게를 열 때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놓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사가 잘되지 않고 나서야 유동인구와 주변 상권을 들여다봤습니다.

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이 팔면 자연스럽게 돈이 남을 거라고 생각했고, 돈이 남지 않고 나서야 구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의심한 것은 가게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저는 돈에 문제가 생기자 원인을 저부터 찾았습니다.

가게의 수익 구조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제 카드 사용내역부터 열어봤습니다.

그리고 바로 알았습니다.

제가 많이 썼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개인적인 소비도 함께 늘어나 있었습니다.

‘아, 장사 좀 된다고 신나서 쓰고 다녔구나.’

원흉을 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개인 소비를 줄여야 했던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문제가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가게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계속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가게에서는 돈이 매일 다른 방향으로 나갑니다

제가 운영했던 매장을 기준으로 기억나는 비용만 정리해도 이 정도였습니다.

  • 월세
  • 식자재 대금
  • 주류 대금
  • 음료 대금
  • 전기요금
  • 가스요금
  • 화재보험
  • 세무사 기장료
  • 방역·위생관리 비용
  • 4대보험 등 인건비와 관련된 비용

여기에 상황에 따라 장비 수리비나 소모품 구입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도 생깁니다.

더 어려웠던 건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날짜가 모두 달랐다는 것입니다.

영업은 오늘 했는데 카드 매출은 며칠 뒤 들어옵니다.

그것도 한 번에 똑같은 날짜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결제수단 등에 따라 나뉘어 들어왔습니다.

현금 매출은 또 따로 있었습니다.

반대로 식자재는 계속 사야 했고,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비용마다 결제일이 달랐습니다.

월급처럼 매월 한 번 돈이 들어오고 정해진 생활비가 빠져나가는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내가 얼마를 벌었다고 봐야 하는지조차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매출의 30%만 제 몫이라고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당시 스스로 사용했던 아주 단순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매출의 약 30% 정도만 실제로 남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음식점의 적정 순이익률이 30%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업종, 임대료, 식재료 원가, 인건비, 영업시간, 메뉴 구성 등 조건에 따라 실제 수익 구조는 크게 달라집니다.

어디까지나 당시 제가 운영했던 가게에서 여러 비용을 지불하고 난 뒤 체감했던 금액을 기준으로, 제 소비를 통제하기 위해 임의로 잡았던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이었다면 저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저것 다 지불하고 나면 대략 30만 원 정도가 남는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당시에는 둘이 함께 매장을 운영했으니 단순하게 나누면 한 사람에게 약 15만 원 정도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음식점 수익률을 계산한 공식이 아니라 당시 제 매장에서 느꼈던 돈의 흐름을 단순화한 개인적인 계산법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조차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POS에는 여전히 100만 원이 찍혀 있었으니까요.

하루 매출에 따라 내 지갑의 기분도 같이 움직였습니다

이게 제가 다시 장사를 한다면 가장 바꾸고 싶은 부분입니다.

매출이 잘 나온 날에는 갑자기 제가 돈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반대로 매출이 좋지 않은 날에는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가게의 하루 매출과 제 개인적인 경제 감각이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제 인건비부터 정해놓을 것 같습니다.

사장이라고 해서 가게 통장에 있는 돈을 필요할 때마다 가져오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이 가게에서 일하는 대가로 받을 금액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다만 그 돈은 가게가 먼저 감당해야 하는 비용들을 고려한 뒤 가장 마지막에 지급하는 제 인건비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늘 POS에 30만 원이 찍혔다고 갑자기 갈비를 먹으러 갈 이유도 없고, 100만 원이 찍혔다고 제가 갑자기 부자가 된 것도 아닙니다.

가게의 매출과 내 지갑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다면 의지보다 먼저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지금 다시 가게를 운영한다고 해서 갑자기 완벽하게 돈 관리를 잘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 의지를 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가게부나 매장 관리 앱 등을 이용해 그날 발생한 가게 관련 지출만 따로 기록할 것 같습니다.

매출은 POS를 보면 알 수 있으니, 그 돈을 벌기 위해 오늘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같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월세나 보험료, 세무 기장료처럼 특정 날짜에 반복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모두 기록하고 알림을 설정해둘 것 같습니다.

몇 달 운영하면서 몸으로 결제일을 외우기 전에 앞으로 나갈 돈을 미리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금으로 낼 돈도 별도로 빼놓을 겁니다.

가게에서 발생하는 지출과 개인적인 소비 역시 최대한 분리할 것 같습니다. 결제수단을 구분해두면 나중에 내역을 다시 확인할 때도 훨씬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가게에서 필요한 비용과 세금, 제 인건비까지 고려하고도 돈이 남는다면 그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조금은 기분 좋게 써도 되겠죠.

저도 사람인데 플렉스 한 번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나머지는 가게의 비상금으로 남겨둘 것 같습니다.

장비가 갑자기 고장 날 수도 있고, 예상보다 장사가 안 되는 달이 생길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매출이 늘었다고 내 돈이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저는 이 사실을 숫자로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식재료를 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월세와 공과금을 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바라보는 감각은 달랐습니다.

하루 종일 죽도록 일해서 100만 원을 팔면 100만 원을 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숫자는 단순한 매출이 아니라 제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게를 오래 운영하려면 매출이라는 숫자와 실제로 남는 돈을 분리해서 볼 수 있어야 했습니다.

얼마를 팔았는지만큼,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얼마를 썼는지, 앞으로 얼마가 빠져나갈지, 그리고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를 보는 습관이 필요했습니다.

저라면 다시 가게를 시작할 때 매출 목표를 세우기 전에 먼저 돈이 흘러갈 길부터 만들어둘 것 같습니다.

가게의 돈과 내 돈을 나누고,

정기적으로 나갈 돈을 미리 기록하고,

세금으로 낼 돈을 떼어놓고,

제 인건비를 정해놓겠습니다.

매출이 잘 나온 날의 기분이 제 소비를 결정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적어도 이번에는,

30만 원 팔았다고 신나서 그 돈을 갈비에 태우지는 않을 겁니다.

iiolab Note

매출은 오늘 가게가 얼마나 팔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지, 오늘 내가 가져가도 되는 돈을 보여주는 숫자는 아니었습니다.

가게를 시작한다면 매출을 늘리는 방법만큼이나 가게 돈과 내 돈을 분리하는 방법을 먼저 정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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