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준비] 음식점 오픈 준비 체크리스트, 손님 받기 전에 꼭 한번 영업해보세요

인테리어가 끝나고 간판도 달았습니다.

메뉴도 여러 번 만들어 먹어봤고 이 정도면 판매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가게 문만 열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때부터 해야 할 일이 또 쏟아집니다.

메뉴판을 만들어야 하고, 메뉴 사진을 찍어야 하고, 가격을 정해야 합니다. POS에 메뉴를 하나씩 입력하고 주문을 넣었을 때 주방 프린터에서 제대로 출력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매장에서 사용할 음악도 준비해야 하고 식자재와 주류, 음료도 채워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하나씩 따로 준비했던 것들을 하나의 가게로 실제로 돌려봐야 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정식 오픈 이틀 전부터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게를 만든 지 두 시간 만에 가게 만든 것을 후회했습니다.

메뉴 개발이 끝났다고 오픈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메뉴 개발을 할 때는 음식 하나하나를 봅니다.

만들어보고, 먹어보고, 수정하고 다시 만들어봅니다.

하지만 판매할 메뉴가 확정되는 순간부터는 관점이 조금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그 음식을 상품으로 판매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메뉴 사진을 찍고 메뉴판을 만들고 가격을 결정해야 합니다.

가격을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 별도로 다룰 예정이지만, 최소한 오픈 전에는 모든 메뉴와 옵션의 판매가격이 확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확정된 메뉴를 POS에 입력합니다.

이름과 가격만 넣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주문을 넣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방 프린터에서는 제대로 출력되는지, 메뉴가 잘못된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추가 옵션이나 요청사항은 어떻게 전달되는지 확인합니다.

손님 앞에서 처음 발견하고 싶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거래처도 영업 전에 연결해둬야 합니다

제가 매장을 운영할 당시에는 크게 세 종류의 거래처가 있었습니다.

주류업체, 식자재업체, 음료업체였습니다.

그중 일부는 제가 이전 매장에서 직원으로 일할 때부터 거래하던 곳이었습니다.

직원으로 주문을 넣던 사람이 가게를 차려 다시 거래를 시작하니 거래처에서도 많이 격려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래처를 정할 때는 단순히 제품 가격만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매장을 열었을 당시에는 거래하던 주류업체에서 제빙기를 지원받았습니다. 사용하다 문제가 생기면 해당 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지원이나 조건은 업체와 계약,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창업한다면 납품 가격뿐 아니라 배송 주기, 최소 주문량, 결제 조건, 장비 지원 여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방식 등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영업을 시작하면 거래처는 생각보다 자주 연락하게 되는 곳입니다.

준비물을 확인하는 것과 가게가 돌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 역시 오픈 전에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음식도 만들 수 있었고 칵테일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POS에 주문도 들어갔고 주방 프린터도 작동했습니다.

잔도 있었고 식기도 있었습니다.

각각 확인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음식점 영업에서는 이 모든 일이 하나씩 순서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 테이블에서 음식 주문이 들어오는 동안 다른 테이블에서는 칵테일을 주문합니다.

칵테일을 만드는 동안 누군가는 맥주를 추가합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메뉴에 대해 물어봅니다.

사용한 잔은 계속 돌아옵니다.

설거지를 해야 하지만 새로운 주문도 계속 들어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건 체크리스트만 보고서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픈 전날 지인들에게 음식을 강매했습니다

정식 오픈 전날과 전전날, 저는 지인들을 가게로 불렀습니다.

밖에는 아직 ‘오픈 준비중’이라고 붙여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 편한 시간에 아무 때나 와달라고.

일부러 시간을 나눠 예약을 잡지 않았습니다.

실제 영업에서 가장 바쁠 것으로 예상했던 시간대에 사람들이 겹쳐 들어오는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제가 만든 음식을 먹어보는 시식회가 아니라 실제 손님처럼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받았습니다.

POS에 주문을 입력하고 주방에서는 주문서를 받아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바에서는 음료를 만들고 테이블에 서빙했습니다.

말하자면 정식 오픈 전에 작은 영업을 한번 해본 셈입니다.

그리고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맥주잔이 부족했습니다

잔은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손님이 들어오니 부족했습니다.

특히 맥주잔은 조금 더 까다로웠습니다.

사용한 잔을 설거지한다고 바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갑게 칠링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손님은 계속 맥주를 주문하고,

사용한 잔은 돌아오고,

설거지할 시간은 부족하고,

씻은 잔은 다시 차갑게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맥주잔 몇 개 보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피크타임 동안 사용 가능한 맥주잔이 몇 개냐의 문제였습니다.

다행히 이건 바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창고에 보관해두었던 여분의 맥주잔을 더 꺼내 준비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테스트를 해봤기 때문에 정식 오픈 전에 고칠 수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주방이었습니다

잔은 더 꺼내면 됐습니다.

그런데 음식은 달랐습니다.

주문이 겹치자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메뉴 하나를 만들어봤을 때는 괜찮았습니다.

두세 가지 메뉴를 각각 만들어 먹어봤을 때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테이블의 주문이 동시에 들어오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됩니다.

각각의 메뉴에는 문제가 없는데 주방 전체의 처리량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발견한 시점은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내일 문을 열어야 하는데 갑자기 주방을 뜯어고칠 수도 없습니다.

장비를 전부 바꾸거나 메뉴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도 없습니다.

오픈 전 테스트를 한다고 해서 발견한 모든 문제를 오픈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칵테일을 만드느라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음료 제조가 주 업무였습니다.

주문이 몰리자 계속 칵테일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고개를 들 시간이 없었습니다.

손님들이 어떤 표정인지,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가게 분위기는 어떤지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홀에서는 계속 들렸습니다.

“저기요.”

“저기요.”

메뉴에 대한 설명도 필요했고 추가 주문도 받아야 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설거지가 쌓이고 주방에서는 음식이 밀리고 저는 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날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르는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제 지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음식이 잘 만들어지는 것과 가게가 잘 돌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오픈 전 테스트는 가장 바쁠 시간을 기준으로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다시 가게를 연다면 소프트 오픈은 또 할 겁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한가한 시간보다 실제 러시아워와 비슷한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볼 것 같습니다.

한 팀씩 여유롭게 들어오면 대부분의 가게는 잘 돌아갑니다.

문제는 주문이 겹칠 때 생깁니다.

그래서 단순히 음식 맛을 확인하는 것보다 이런 것들을 보고 싶습니다.

  • 여러 테이블 주문이 동시에 들어와도 주방이 감당할 수 있는가
  • 음료 주문이 몰렸을 때 제조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
  • 잔과 식기는 피크타임을 버틸 만큼 충분한가
  • 설거지가 쌓이는 속도와 처리하는 속도가 맞는가
  • 메뉴 설명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 제조 담당자가 바빠졌을 때 홀은 누가 확인하는가
  • 추가 주문과 계산이 겹쳤을 때 누가 처리하는가
  • 직원들의 동선이 주문이 몰렸을 때도 유지되는가

이런 것은 실제 사람이 앉아 주문하기 시작해야 보입니다.

발견한 문제를 모두 고칠 수 없어도 테스트할 가치가 있습니다

오픈 전 테스트의 목적을 완벽한 가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날 제가 발견한 문제 중에서도 맥주잔 부족은 바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방 처리 속도처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알고 문을 여는 것과 모르고 문을 여는 것은 다릅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있으면 실제 영업을 하면서 그 부분을 더 유심히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반복되는지 확인할 수도 있고, 메뉴를 수정하거나 장비를 추가하거나 업무를 나누는 등 다음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 오픈은 문제를 모두 없애는 시간이 아니라,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발견하는 시간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정식 오픈 날이 왔습니다

전날의 경험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손님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어떡하지.

또 음식이 밀리면 어떡하지.

잔이 부족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정식 오픈 날에는 전날 걱정했던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손님이 별로 없었습니다.

덕분에 한 팀 한 팀에게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분은 또 좋지 않았습니다.

바쁘면 가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고,

한가하면 손님이 없어서 걱정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정말로 ‘가게를 만드는 일’이 끝나고 ‘가게를 운영하는 일’이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오픈 전에 체크리스트만 보지 말고 가게를 한번 돌려보세요

메뉴판을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POS를 설치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잔이 몇 개인지도 셀 수 있습니다.

거래처와 계약했는지도 체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모든 항목에 표시를 했다고 해서 그 가게가 실제 영업에서도 잘 돌아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정식 오픈 전에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실제 영업처럼 한번 운영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가장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 내가 예상하는 가장 바쁜 시간대를 재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주문을 실제로 POS에 넣고,

음식과 음료를 실제로 만들고,

서빙하고,

추가 주문을 받고,

사용한 식기를 회수하고,

설거지하고,

계산까지 해보세요.

그러면 준비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문제가 하나씩 나타날 겁니다.

그중에는 맥주잔처럼 내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주방 처리량처럼 시간이 필요한 것도 있을 겁니다.

둘 다 발견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오픈 준비의 마지막 단계는 준비물을 모두 갖추는 것이 아니라, 손님 없이 준비했던 가게에 실제 사람을 넣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비로소 도면 속에 있던 가게가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iiolab Note

‘하나를 만들 수 있는가’보다 ‘여러 주문이 동시에 들어왔을 때도 만들 수 있는가’를 확인해보세요.

정식 오픈 전에 가게가 가장 바쁠 순간을 한번 경험해보는 것이, 제가 다시 가게를 연다면 반드시 할 오픈 준비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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