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창업] 단골 만드는 법, 손님과 친하지 않아도 단골은 생겼습니다

저는 접객을 잘하는 사장이 아니었습니다.

홀 서버로 오래 일했던 사람도 아니었고, 제가 주로 했던 일은 바에서 음료를 만들고 연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것도 손님이 바 앞에 앉아 바텐더와 계속 대화하는 형태라기보다, 음료를 만들고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가게를 직접 운영하게 됐을 때도 손님과 친해지는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성격도 한몫했습니다.

친근하게 대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빈말을 잘하지 못했고, 미안하지 않은 일에 습관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잘 못했습니다.

단골이라고 특별히 서비스를 더 주는 타입도 아니었습니다.

많이 주문한 손님이든 적게 주문한 손님이든, 처음 온 손님이든 여러 번 온 손님이든 기본적으로는 같은 기준으로 대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꽤나 만민평등한 가게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단골은 생겼습니다.

저는 손님 얼굴도 잘 못 외웠습니다

제가 사람 얼굴을 정말 잘 못 외우는 편입니다.

지금도 비슷합니다.

한번은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한 달 넘게 같은 사람을 보면서 계속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저 사람 누구야?”

분명 여러 번 봤는데 또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중에는 이제 정말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반갑게 인사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접객하는 사장에게 아주 유리한 능력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주 오는 손님에게도 자연스럽게

“어, 또 오셨어요.”

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똑같았습니다.

“어서오세요.”

처음 오신 분에게도 어서오세요.

열 번 오신 분에게도 어서오세요.

거의 매번 초기화였습니다.

단골을 만들려고 일부러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단골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를 보고 오는 손님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손님이 우리 가게의 음식과 술, 공간이 좋아서 찾아오는 것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사장과 친해서 오거나, 나와 개인적인 관계를 기대하면서 오는 형태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단골이라고 특별히 챙겨주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제 마음에 따라 무언가를 툭 챙겨드릴 때는 있었지만, 그것을 하나의 규칙처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번에도 드렸으니까 이번에도.”

“이 손님은 자주 오니까 특별히.”

이런 방식은 저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게를 오래 운영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손님과 사장이 친해지지 않아도 단골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저와 비슷한 결의 사람들이 남았습니다

우리 가게에 계속 찾아오는 분들을 보다 보니 묘하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것을 많이 바라지 않았습니다.

가게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술을 먹고, 음악을 듣고, 공간을 이용했습니다.

제가 내놓지 않은 것을 굳이 요구하지 않았고,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손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캐묻지 않았고 손님들도 제 사생활을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주 왔습니다.

그냥 와서 먹고 이야기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또 왔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저처럼 얼굴을 잘 못 외우는 사람도 알아볼 만큼 자주 오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저와 비슷하게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우리 가게의 단골이 된 것 같습니다.

고양이 때문에 단골인 줄 알게 된 손님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가게 앞에서 뭔가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곳에 여자분 한 분이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또 이런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저분은 왜 저기 계속 서 있지?’

보다 보니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분은 고양이와 서로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게 앞 정리를 거의 끝낼 때까지도 계속 그 상태였습니다.

결국 제가 물었습니다.

“도와드려요?”

그분이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 제가 고양이를 좀 무서워해서요.”

그래서 제가 고양이 앞으로 가서 말했습니다.

“야. 가.”

그러자 정말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조금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갑자기 저에게 말했습니다.

“사장님, 감사해요.”

저는 그때 오히려 놀랐습니다.

‘사장인 걸 어떻게 알았지?’

알고 보니 우리 가게에 몇 번 왔던 손님이었습니다.

저는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일을 계기로 그분을 저도 확실히 기억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후 더 자주 오셨습니다.

친구를 데려오기도 했고, 남편과 오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부모님도 모시고 왔습니다.

특별한 서비스를 해드려서 단골이 된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앉아서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었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된 셈입니다.

조금 소박하고 이상하지만 저에게는 꽤 기억에 남는 단골 이야기입니다.

단골과 반드시 친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단골이라고 하면 사장과 친한 손님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이름을 알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기억하고,

“지난번에 드셨던 것 드릴까요?”

라고 먼저 물어보는 관계 말입니다.

물론 그런 접객을 좋아하는 손님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는 익숙한 공간을 편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어디에 앉으면 편한지 알고,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고,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 알고,

직원들의 얼굴은 익숙하지만 굳이 긴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

그런 익숙함 역시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가게의 단골은 저보다 가게와 친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가게의 단골은 저와 친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우리 가게와 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리가 있었고,

주문하고 싶은 메뉴가 있었고,

가게 분위기에 익숙했고,

이곳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편한지 알고 있었습니다.

저와는 잘 친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가족관계도 모르고,

서로의 사생활도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주 봤습니다.

친하지 않은데 반갑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익숙했습니다.

조금 요상한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정도의 거리가 좋았습니다.

특별대우가 없어도 다시 오는 이유는 있었습니다

단골을 만들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더 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서비스로 특별한 것을 계속 제공하는 방식보다 가게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편에 가까웠습니다.

음식의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늘 비슷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좋아하던 메뉴가 그대로 있고,

가게를 다시 찾았을 때 지난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 가게 단골에게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자주 오는 손님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지 않는 대신 처음 온 손님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대했습니다.

제가 잘하는 방식은 그쪽이었습니다.

사장과 친한 가게가 아니어도 괜찮았습니다

지금 다시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해도 저는 아마 손님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사장이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건 제 성격에도 잘 맞지 않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닙니다.

대신 다시 온 손님이

‘여기 여전히 좋네.’

라고 느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을 것 같습니다.

손님과 사장이 친해지는 것이 단골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장 때문에 다시 옵니다.

어떤 사람은 음식 때문에 다시 옵니다.

어떤 사람은 음악과 공간 때문에 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특별히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다시 찾습니다.

저에게 생긴 단골은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iiolab Note

저는 접객에 능숙한 사장이 아니었습니다.

손님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했고, 단골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가게를 계속 찾아오는 사람은 생겼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분들은 저와 친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 가게와 익숙해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단골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사장과 손님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접객을 잘하지 못한다면 억지로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기보다, 다시 왔을 때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음식과 공간, 서비스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라면 다시 장사를 해도 손님의 이름을 외우는 사장보다는,

이름을 몰라도 다시 오고 싶은 가게를 만드는 쪽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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